사람 잡는 쓰레기 2.5t…그 집에 나타난 '해결사 버스'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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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5-09 17:51본문
사람 잡는 쓰레기 2.5t…그 집에 나타난 '해결사 버스' 정체
입력2024.05.09. 오후 5:31
수정2024.05.09. 오후 5:43
지난 2일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한 주택 내부가 쓰레기로 가득 차 있다. 경남도는 올해 4월부터 저장강박이 의심되는 취약계층을 취약계층을 '찾아가는 집정리 클린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경남도
“발 디딜 틈 없어”…2.5t 쓰레기 나온 그 집
60대 후반의 홀몸 어르신 박모씨가 사는 약 50㎡(15평) 면적의 허름한 주택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먹다 남은 통조림과 먼지가 끈적하게 달라붙은 참기름·소주병, 누더기 같은 옷, 종이 박스가 거실과 방 안에 널브러져 있었다. 장판은 썩고 문드러져 시멘트 바닥이 드러났다. 주방은 더 가관이었다. 물이 흐르는 싱크대 아래, 나무 재질의 찬장은 삭아서 구멍이 뚫렸다. 냄비에는 곰팡이로 뒤덮인 정체 모를 음식도 담겨 있었다.
마당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사발면 용기와 비료포대, 폐비닐·폐목재, 냉장고까지 쌓여 있었다. 박씨 집에서 나온 쓰레기양만 2.5t에 달했다. 권 팀장은 “작년 3월에도 청소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1년 새 다시 쓰레기가 쌓였다”며 “고령에 몸도 약하신데, 병에 걸릴까 봐 우려돼 서둘러 청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한 주택 안밖에 쌓인 쓰레기를 함안지역자활센터 직원들이 치우고 있다. 이 집에서는 사흘간 2.5t 쓰레기가 나왔다. 사진 경남도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한 주택의 싱크대 아래 찬장이 삭아서 구멍이 뚫려 있다. 이 집에서는 사흘간 2.5t 쓰레기가 나왔다. 경남도는 올해 4월부터 '찾아가는 집정리 클린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경남도
‘사람 잡는’ 쓰레기…‘클린버스’ 해결한다
경남도와 시·군, 경남광역자활센터, 시·군청소자활사업단이 협업한 클린버스는 올 4월부터 추진 중인 ‘주거환경개선’ 사업이다. 저장강박, 안전취약, 화재위험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가구가 대상이다. 클린버스는 지금까지 함안·창녕 10가구 집을 찾아 말끔히 청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장강박이 의심되는 이들에게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 등 여러 돌봄 서비스와도 연결해준다.
클린버스는 지난해 4월 발생한 한 화재 사망 사고를 계기로 만들었다. 경남 산청군 한 주택에서 불이 나 지적장애 모녀 중 40대 딸이 숨진 사고다. 이들 모녀에게는 ‘저장강박’이 있었는데, 집에 쌓아둔 쓰레기 더미가 화재를 키운 것으로 지적됐다.
경남 함안군 대산면의 한 주택에서 나온 쓰레기가 1t 트럭에 가득 실려 있다. 경남도는 올해 4월부터 '찾아가는 집정리 클린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경남도
경남도 “1회성 청소 아닌 상담·진료도 연계”
신종우 경남도 복지여성국장은 “저장 강박 의심 가구는 1회성 청소가 아닌 지속적인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경남형 통합돌봄과 연계해 상담과 진료, 안부 확인 등 다양한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해 지금 사는 곳에서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